한숨

일상 2014. 3. 4. 00:13

발톱 끝에서부터 밀려올라오는 한숨이 몸 밖으로 나온다. 온 몸이 꺾여서 털썩 주저앉을 것만 같다. 한숨과 함께 빠져나온 기운이 공기 속으로 퍼져서 멀리멀리 간다.

쓰고 싶은 글은 요즘 관심 있는 세계사나 역사에 대해서였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을 다 흩트려놓을 만큼 답답하고 화가 나는 현실이 그런 글을 쓰지 못하게 한다. 차별을 받아도 이젠 별로 서러움도 느끼지 않고 그냥 욕한바가지 시원하게 하고나면 속이 풀리곤 했는데 점점 너무 심해진다 싶다. 화도 나고 의문도 들고 끝에는 걱정이 될 만큼 지금의 상태는 이상하다. 사람이 생각을 하고 사고를 하는데 저럴 수가 있나 싶다. 이유도 궁금하고 머릿속 상태도 궁금하다. 예전엔 이해는 못해도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젠 싫다. 다 싫다. 여기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만 한다. 사람을 피하기 위해 나의 미래까지 제한적으로 바꿔야하다니 끔찍한 현실이다. 애정을 바란 적도 없는데 애정을 가장한 비정상적인 간섭을 받는다. 그것이 애정이 아님을 아무 것도 아님을 알기에 더 소름이 돋는다. 그렇다고 다른 이에게 주는 것은 사랑인가 하면 그것도 확신할 순 없다. 저런 종류의 사람도 있겠지 라고 이해를 해보려고 해도 어렵다. 자신에게 오는 피해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수하고서라도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실 그렇게 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나는 충돌을 할 수도, 인내를 할 수도 없다. 충돌을 하기엔 솔직히 겁이 난다는 점이 가장 크고, 또한 대화 같은 것이 통하지 않는 종류라는 점이 그렇다. 인내를 하기에는 나는 스스로의 화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너무 감정적이고 다혈질적인 미숙한 사람이라서 그럴 수가 없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사람이 너무 밉다. 그 사람의 비정상적이고 뒤틀린 생각, 개념들로 왜 상처받고 피해 받아야 하는 지 정말 모르겠다. 실수라던가 잘못이라던가 하는 것이면 바로잡고 고칠 수 있겠지 하지만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수용, 아니 들어내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인 결함과 후천적 환경요인이 뒤섞여 만들어진 비도덕적인 인간상은 개선의 희망을 가지기엔 너무 어려운 존재가 아닐까.

덧붙여 가장 무서운 사람이 자신이 습득한 지식(물론 겉으로 습득한, 이해하지 못하고 암기만 하는 지식)을 사람들에게 들이대면서 평가하고 무시하고 깔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의 한심함은 물론 그 지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점에도 있겠지만 지식의 정도와 앎의 폭으로 사람을 재단하고 구별해내려는 무식함에 있다. 예술과 문화와 철학 같은 것이 뭐가 중요할까 물론 그런 것들을 알아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시야가 넓어지는 것,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눈으로 읽고 보되 그걸로 끝나서 자신의 지적 허영심만 채우려고 든다면 그 행위들은 그저 시간낭비일 뿐이다.

나도 물론 완벽하고 인격적으로 고고한 사람은 아니지만 최소한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이 되진 않으려고 다짐하고 노력한다.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해 욱하더라도 그 순간을 반성하고 뉘우쳐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는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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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면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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